신성장동력 찾기 나선 국내기업들
“이게 사람 업무 도와주는 로봇”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오토메이션월드 2017’의 한화테크윈 부스에서 이 회사 신현우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참석자들이 협동 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한화테크윈 제공
한화테크윈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자동화전시회 ‘오토메이션월드 2017’에서 협동 로봇 ‘HCR-5’ 출시 행사를 열었다. 협동 로봇은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서 업무를 도와주는 첨단 로봇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으로 꼽는 이들도 많다. 국내 기업이 협동 로봇을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제조업 현장에서는 무인으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이 주로 사용돼 왔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대부분 대당 수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로봇과 관련한 숙련된 전문가와 함께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과 분리된 넓은 공간이 필요해 중소기업들은 도입하기 쉽지 않았다. 반면 협동 로봇은 사람의 업무를 옆에서 돕는 차원이어서 사용법이 쉽고 가격도 수천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주로 위험한 공정이나 반복적이고 지루한 공정에서 시간과 노동력을 아끼는 데 쓰인다. 사람과 로봇이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라는 얘기다.
한화테크윈은 협동 로봇을 독자 개발했다. 항공기 엔진 및 에너지 장비, 산업용 장비, 폐쇄회로(CC)TV 등의 사업에서 쌓은 역량이 뒷받침했다. 한화테크윈은 정밀기계 가공기술, 제어기술, 영상분석 및 소프트웨어(SW) 기술 등을 축적해왔다. 무인 감시 경계 로봇, 자율주행 이동 로봇 등 다양한 로봇 관련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협동 로봇 시장은 유니버설로봇(덴마크), ABB(스위스) 등 해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는 이날 직접 협동 로봇 소개에 나섰다. 한화테크윈이 로봇산업 진출에 얼마나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 대표는 “앞으로도 로봇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현재 한국로봇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다.
로봇사업 기술력 강화를 위해서는 독자 기술 개발만큼 외부 기술 도입이 중요하다.
로봇사업을 미래 먹을거리로 지목한 LG전자는 현재 가정용 및 상업용 로봇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개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분산된 로봇 기술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해 관련 조직을 통합한 ‘H&A스마트솔루션BD’를 신설했다.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는 공항 청소 로봇, 잔디 깎기 로봇 등을 선보였다. 이 로봇들은 10여 년 전 로봇청소기에서 확보한 내비게이션 기술 및 청소 기능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하는 식으로 기존 노하우를 극대화한 제품들이다. 같은 전시회에 출품한 공항 안내 로봇은 현재 시험 운행 중이다. 올해 말에는 인천국제공항에 이 로봇을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LG전자는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최근 사업 목적에 ‘서비스 로봇, 산업용 로봇 등과 부분품 제작, 판매 임대, 서비스업’을 추가했다. 현대차는 CES 2017에서 근로자 부상을 방지하고 근력을 보조하는 산업용 웨어러블 기기부터 노약자 보행을 돕는 생활용 웨어러블 기기 등을 선보였다.
이샘물 evey@donga.com·신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