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차관 지낸 김남석 前차관 이론만 아는 연구인력은 한계 뚜렷… 의대-공대 육성 현지서도 환영받아
2013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우즈베키스탄 정보기술통신발전부 차관을 지낸 김남석 전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1차관(61·사진)은 ‘향후 한국의 ODA가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한 답을 말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김 전 차관은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에 큰 그림 못지않게 특정 사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와 지식을 원하는데 정작 ODA 담당자 중 상당수는 현장 경험이 거의 없어 실망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2010년 8월∼2011년 12월 행안부 차관을 지낸 그는 한국 공무원 중 처음으로 다른 나라의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돼 ‘공무원 수출 1호’로 꼽힌다. 한국 벤치마킹에 매우 적극적이었던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지난해 9월 사망)은 김 전 차관을 독대할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의 공직 경력은 ‘해외파’와는 거리가 멀다. 해외 근무 기회가 적은 총무처와 행자부에서 계속 근무했다. 1984∼1986년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닌 게 해외 근무의 전부다. 그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정부 모두 강력히 추천해 차관직을 수용했지만 현지 공무원들은 전자정부 사업을 정부 부처 홈페이지 디자인 작업 정도로 생각했다”며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고, 비효율적인 업무체계를 개선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전 차관은 공무원과 일반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정보인 개인, 법인, 지리, 자동차 관련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유엔의 정보화 관련 평가에서 우즈베키스탄은 2014년 100위권, 2016년 80위권으로 큰 상승세를 보였다. 성과에 고무된 루스탐 아지모프 우즈베키스탄 제1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미스터 김은 우리 정부의 순위가 30위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여기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한창 성장하고 있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크다”며 “공공 분야는 물론이고 민간 섹터에서도 젊은 세대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진출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