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대전충청취재본부장
얼핏 이해하기 힘들지만 지금 대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대전 중구 태평동 ‘청년 맛잇길’과 유천동 ‘청춘삼거리’에 있는 20개 식당의 현주소다. 청년 맛잇길과 청춘삼거리는 대전시와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이 지난해 7억 원 넘게 들여 조성한 청년식당 프로젝트다. 하지만 청년들의 외식창업을 지원하겠다며 문을 연 이곳 식당들은 1년도 채 안 돼 대부분 매물로 나왔거나 폐업했다. 막대한 예산이 안개처럼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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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구상과 행보가 ‘참신하고 획기적’이라는 생각보다 태평동이나 유천동처럼 또다시 ‘헛발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 하나만 예로 들자. 대전시는 한빛탑 주변 광장에 컨테이너박스 10개를 설치해 청년들에게 카페와 식당 공방 등으로 활용토록 한다는 ‘청년 창업 플라자’ 조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의 마중물로 올 6월부터 8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런 계획이 일부에 알려지자 ‘탁상행정’도 아닌 ‘허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에서 꽤 유명한 어느 청년 셰프는 “사람이 많이 찾는 시장인 태평동과 유천동 청년식당도 문 닫는 마당에 누가 허허벌판에 있는 거기로 밥 먹으러 가고 무더운 데 누가 거기서 일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외식조리 분야의 한 대학 교수는 “한여름에 컨테이너 안에서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몰라도 한참 모르는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이 계획은 17일 대전세종연구원 등의 주최로 열린 ‘청년대전을 위한 정책 배틀’ 세미나에서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공무원들만의 생각이라는 얘기다.
대전시가 백화점 물건처럼 내놓는 청년정책들이 ‘헛발질’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청년 당사자 및 해당 전문가 등과 끊임없는 소통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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