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세대-지역격차 심각 의료접근성 떨어지는 농어촌 집중… 대도시보다 倍 가까이 높아 노년층 보균자 많아 더 잘걸려
질병관리본부가 ‘결핵 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23일 공개한 ‘2016년 결핵환자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환자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원, 경북(82.5명), 전남(80명), 충남(71.5명), 전북(69.1명) 등 농어촌에 집중됐다. 반면 세종(45.6명) 대전 울산(55.8명) 등 도시, 공업 지역은 발생률이 훨씬 낮았다.
결핵은 감염 관리와 영양이 부실한 지역에서 주로 유행해 ‘후진국병’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 지역에 결핵이 유행하는 이유도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부양가족이 없어 증상(2주 이상 기침)이 나타나도 병·의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대 격차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65∼69세 결핵 발생률은 99.6명으로 35∼39세(38.9명)의 2배가 넘었다. 특히 80세 이상은 330.1명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전 세계 230개 국가·지역 중 23위였던 콩고민주공화국(324명)보다 높다. 6·25전쟁 직후 결핵 대유행 당시 잠복결핵 보균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15∼19세 청소년의 발생률은 2015년 30.9명에서 지난해 23.5명으로, 20∼24세는 47.6명에서 40.1명으로 각각 줄어드는 등 젊은층은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 학교 내 역학조사와 고교생 결핵 관리 사업 등을 집중 시행한 결과다.
정부는 올해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34만 명과 고교 1학년생 47만 명, 만 40세 생애주기별 검진자 64만 명 등 총 180만 명의 잠복결핵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지만 지역·세대 격차에 초점을 둔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농촌에서 온 고령 환자일수록 결핵을 오래 방치해 상태가 심각한 경우가 많다”며 “의료시설 낙후 지역 등에 초점을 둔 결핵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