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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률-고용, 미국에 추월 당해

입력 | 2017-03-21 03:00:00

작년 4분기 성장률, 美 0.5% 韓 0.4%
2월 실업률 美보다 0.1%포인트 높아… 美경제 살아나 금리도 年內 역전 전망





경기 위축으로 소득과 소비, 고용이 모두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의 현 상황은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경제 운용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미국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미국은 성장률에서 이미 한국을 앞질렀고 실업률은 한국보다 낮으며, 금리도 올해 안에 한국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 증대로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의 성장률은 0.5%(전 분기 대비)로 나타났다. 이로써 0.4%에 그친 한국을 2개 분기 연속 앞질렀다. 미국이 한국보다 2개 분기 연속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2014년 3, 4분기 이후 2년 만이다. 한국의 실업률도 지난달 5.0%로 16년 만에 미국(4.9%)보다 0.1%포인트 높았다.

미국이 15일 기준금리를 다시 올려 ‘1%대 금리’ 시대를 연 것을 두고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한국은 소득 하위 30% 계층은 벌이가 오히려 줄었고, 지난달 실업자 수는 135만 명으로 1999년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마저 한미 양국이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OECD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2.3%였다. 하지만 미국이 당시 예상보다 더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면서 올해 한국의 전망치인 2.6%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OECD는 이달 7일 ‘세계경제 중간전망’에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올려 잡았다. 한국이 미국보다 연간 성장률이 낮아지면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역성장을 보인 1998년 이후 19년 만이다.

한국이 경제 규모가 10배 가까이 큰 미국보다 둔한 경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결국 ‘소비→투자→고용→소비’로 이어지는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깨졌기 때문이다.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감소하는 소득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 경기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예고한 대로 올해 2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시중금리도 함께 올라 가계부채 부실의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분간 노동시장 악화로 인한 가처분 소득의 감소, 소비 둔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고용을 늘리기는 어려운 만큼 공공 부문의 지출이 민간 부문의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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