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독일 공동연구진… 박테리아 ‘생체시계’ 작동원리 규명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하루 24시간에 적응해 살아왔다. 생명체의 주기적인 생체활동을 조절하는 조직을 ‘생체시계’라고 한다. 사람의 경우 생체시계는 수면 패턴이나 체온 조절, 혈압 변화와 연관된다. 최근 국제 연구진이 박테리아의 생체시계 작동 원리를 찾았다.
알버르트 헤크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교수팀은 프리드리히 푀르스터 독일 막스플랑크생화학연구소 교수팀과 공동으로 엽록소를 이용해 광합성을 하는 세균인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의 생체시계 작동 원리를 규명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7일자에 발표했다. 남세균은 지구에서 최초로 산소를 생산한 생명체로 알려져 있다. 헤크 교수는 “생체시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생체의 시간을 멈추거나 조절할 수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의 생체시계는 세 가지 종류의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국제 연구진은 반응속도를 늦추기 위해 이들 단백질이 섞인 용액을 냉장고에 넣어 온도를 섭씨 4도까지 내린 뒤, 정밀 관찰한 결과로 남세균 생체시계의 작동 과정을 규명했다. 사이언스 제공
분석 결과 카이C와 카이B가 결합한 상태인 ‘카이CB’와 세 가지가 모두 결합한 상태인 ‘카이CBA’가 남세균 생체시계를 작동시키는 핵심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낮에는 카이CBA가 카이CB가 되고, 반대로 밤에는 카이CB가 다시 카이CBA가 되면서 생체신호가 바뀐다. 이런 변화는 24시간을 주기로 반복됐다.
푀르스터 교수는 “이는 인체의 적혈구 세포에서 나타나는 단백질 작동 과정과 비슷하다”며 “인간처럼 복잡한 생명체의 생체시계 역시 남세균의 생체시계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