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 협력 최고책임자’ 펠르랭 前 佛장관, 조직위와 업무협약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을 평화롭고 이성적으로 해결한 한국의 민주주의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창 겨울올림픽도 잘 치러 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계 입양인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본명 김종숙·44)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장관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펠르랭 전 장관은 “요즘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등 정치적 갈등이 많은데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1월 프랑스어권 국제기구(OIF)로부터 평창 올림픽 ‘프랑스어 협력 최고책임자(Grand T´emoin de la Francophonie)’로 임명됐다. 그는 프랑스어권 국가들에 평창 올림픽을 홍보하고, 영어와 함께 평창 올림픽의 공식 언어인 프랑스어가 대회에서 얼마나 활용되는지 점검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이날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브라질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이었지만 올림픽을 잘 치렀다”며 “제가 맡은 임무도 평창 올림픽이 잘 진행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평창 올림픽에서의 구체적인 임무에 대해서는 “특히 프랑스어 통·번역 분야 지원을 담당한다”면서 “홈페이지나 SNS, 수천 장의 안내 책자를 번역해야 하고, 올림픽 기간 10∼15명 규모의 통역사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임무는 결국 평창 올림픽이라는 대형 국제 행사를 매개로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를 더욱 널리 알리는 것. 펠르랭 전 장관은 아울러 이달 20일 ‘국제 프랑코포니의 날’을 맞아 31일까지 한국 곳곳에서 관련 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펠르랭 전 장관은 “케이팝의 유행으로 프랑스에서는 한국어가 바칼로레아(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으로 채택되고,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어보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아마도 한국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학생보다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