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텍스트, 뮤지컬은 화보 위주… 국립극단의 책자는 ‘가성비 갑’ 꼽혀 사진 구성 놓고 배우들 간 신경전도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다. 공연에 대한 핵심 정보를 담아 인기를 끌고 있는 연극과 뮤지컬 프로그램 북.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연극, 뮤지컬 프로그램 북은 장르에 따라 구성의 차이를 보인다. 연극 프로그램 북은 사진보단 텍스트 비중이 큰 편이다. 작품의 이해를 돕는 전문가 및 연출가, 제작진의 글과 출연 배우의 프로필 등이 담긴다. 가격대는 3000∼5000원 선이다.
특히 국립극단 프로그램 북은 공연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성비 갑’으로 꼽힌다. 작품 정보와 기본적인 줄거리, 평론가 및 학자들의 작품 분석 글, 연출 및 배우 인터뷰, 무대 및 의상 디자인 스케치 등이 빠지지 않고 실린다. 국립극단 지민주 PD는 “지난해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는 노년의 심리 문제를 다룬 작품이라 심리학자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으로부터 노년 심리를 분석한 글을 받아 프로그램 북에 실었다”며 “연쇄살인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베르토 주코’는 실제 사건에 대한 이야기, ‘메디아’는 신화를 분석한 전문가의 글을 실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 동아연극상 대상작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프로그램 북 2500부가 전부 팔린 것을 비롯해 ‘갈매기’(2200부), ‘겨울이야기’(1200부), ‘시련’(2400부), ‘문제적 인간 연산’(2700부), ‘리어왕’(2300부) 공연 프로그램 북도 매진 기록을 세웠다.
프로그램 북 사진 구성을 놓고 배우 사이에 웃지 못할 ‘신경전’도 벌어진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같은 배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들 사이에선 누가 더 비중 있게 프로그램 북 사진이 실리느냐를 놓고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연극계 사정도 비슷하다. 한 관계자는 “비슷한 인기도의 배우들이 한꺼번에 출연해 프로그램 북의 사진 컷 수를 배우별로 동일하게 넣었다”고 귀띔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