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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빈집 고쳐 공부방-주차장 만든다

입력 | 2017-03-09 03:00:00

국토부 ‘2017년 주거종합계획’





도심 속 흉물로 방치돼 온 빈집이 공부방이나 주차장 등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난다. 또 입지가 좋은 역세권이나 서울 강남권에 청년층을 위한 행복주택이 들어선다. 노년층을 위해 물리치료실을 갖추고 간호사가 상주하는 ‘공공실버주택’도 2022년까지 최대 5000채가 건설된다.

국토교통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국토부는 내년 2월 시행되는 ‘빈집정비특례법’ 등에 따라 빈집을 공부방이나 주차장, 주말농장 등 주민 공동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빈집을 다시 주거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빈집을 리모델링한 뒤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빈집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6월 말까지 관련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토부가 이처럼 빈집 활용 방안을 마련한 것은 빈집 주변 지역의 슬럼화를 막아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주거 취약층에도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따르면 2015년 84만 채였던 빈집은 2030년 128만 채, 2050년엔 302만 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전체 주택에서 빈집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5년 4.3%에서 2050년 10.1%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청년층과 신혼부부, 노년층 등 ‘주거 취약층’에 특화한 맞춤형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청년층을 위한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은 역세권과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으로 확대된다. 서울 성북구 보문3구역(75채), 강북구 미아4구역(35채), 서대문구 북아현1-3구역(130채) 등 서울 재개발 단지에 짓는 공공임대주택 240채가 행복주택으로 공급된다. 이들 3개 지역 모두 역세권에 위치해 젊은층이 선호하는 조건을 갖췄다. 국토부는 3월 말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어서 9월에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임대용으로 쓰기 위해 매입했던 서울 서초구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인근 노후주택 2개 동을 보수해 행복주택(32채)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국토부 역시 강남 3구의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의무 공급되는 임대물량 일부를 행복주택으로 공급하기 위해 재건축 조합과 협의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복주택의 임대료는 보통 주변 시세의 60∼80%에 책정되지만 땅값이 비싸 시세가 높은 지역이더라도 가격을 더 낮춰 청년 입주자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에 행복주택을 건설하는 방안은 충북대와 경상대가 검토되고 있다. 대학이 터를 제공하면 LH가 행복주택을 지어 공급물량의 50%를 해당 대학의 학생이 입주하는 방식이다.

노년층을 위한 공공실버주택은 내년부터 매년 1000채씩, 2022년까지 5000채가 추가로 공급된다. 국가유공자나 홀몸노인 중 저소득층이 우선 공급 대상이다. 지상 1, 2층에는 물리치료실이 있는 복지관이 들어서고 간호사가 상주하며 건강관리를 돕는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