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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경제]이통3사, 5G시대엔 우물안 싸움 없어야

입력 | 2017-03-07 03:00:00


김성규·산업부

“5G(5세대) 시대가 오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해야 할 일이 3G나 4G 때보다 훨씬 많습니다. 가입자를 서로 뺏고 뺏기며 이전투구하는 모습이 아니라 함께 전진하는 상생 경영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믿습니다.”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이 열렸던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기자간담회 도중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 사장은 KT와 LG유플러스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죠.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MWC의 SK텔레콤 부스를 방문해 덕담을 이어갔습니다. 권 부회장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홈비서 기기인 ‘누구’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하며 “인상 깊다”고 평가하는 한편으로 “(5G 분야에서) SK텔레콤이 우리보다 앞서 있지 않으냐”는 ‘솔직한’ 답변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통신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자 내수산업입니다.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할당받아야 하고, 보안 등의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의 통신사를 육성하기 때문에 한정된 시장을 놓고 서로 물어뜯는 경쟁을 하는 행태가 계속돼 왔죠.

하지만 5G를 계기로 통신업의 특성 자체가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통신이 주요 목적이었던 지금까지와 달리 5G는 사람과 사물 또는 사물과 사물 사이의 통신에 주로 쓰이게 되기 때문이죠.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감염병 전파 방지 등이 대표적 사례죠.

이 서비스들은 기존 통신에 비해 국경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사물은 국경과 상관없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외국과 협력해야 할 일이 많아지는 겁니다. 자율주행차 개발 과정에서는 여러 나라의 기업들이 협력해야 하고 빅데이터도 다양한 나라에서 데이터를 모으는 게 유리합니다. 세계적으로 통용될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됩니다.

5G 시대에는 표준을 정하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국내 통신사끼리 힘을 합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MWC의 ‘훈훈한’ 분위기에는 이런 배경이 있는 겁니다.

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