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美 보호무역-中 사드보복 조치로 수출 흔들리면 총체적 불황 우려”
한국 경제에 수출 경기는 살아나지만 내수 경기는 침체인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 회복이 내수 회복을 견인한다면 전반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수출 회복이 더뎌지면 총체적인 불황에 처할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올해 1분기(1∼3월) 경제 동향을 분석하고 경기 판단을 한 ‘수출·내수 디커플링의 시작’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내수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경제 성장률은 둔화하고 있다. 전기 대비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4%로 2분기(4∼6월·0.8%), 3분기(7∼9월·0.6%)에 비해 하락했다.
반면 경기 선행지수는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0월 이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수출 회복이 견인했다. 지난해 11월의 전년 동월 대비 수출액 증가율은 2.3%, 12월은 6.3%, 올해 1월은 11.2%, 2월은 20.2%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제 상황이 완만하게 개선되면서 수출 회복으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인해 수출 경기마저 냉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 회복이 전체 경기를 좌우할 핵심이므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과의 통상 마찰을 줄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