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기술 어디까지 왔나
3월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의 포스터. 1995년 개봉한 SF 애니메이션을 리메이크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995년 개봉한 SF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에서는 여성 사이보그(인간과 기계를 융합한 존재)인 ‘구사나기’ 소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은 드림웍스와 파라마운트 픽처스 등 할리우드 유명 영화사에 의해 22년 만에 실사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국내에는 3월 말 개봉한다. 1995년 작품에 나타났던 상상 속 사이보그 기술은 과연 얼마나 현실로 다가왔을까.
○ 인간-기계 연결 기술 꾸준한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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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신마비 환자나 하반신마비 환자 사례를 보면 팔다리의 신경 자체가 죽어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두뇌와 기계장치를 연결하는 ‘뇌-기계 연결(BMI)’ 기술이 필요하다. 미게우 니콜렐리스 미국 듀크대 교수 팀이 대표적이다. 니콜렐리스 교수 팀은 2014년 6월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 당시 하체 마비 환자에게 웨어러블 외골격 로봇을 입혀 월드컵 시작을 알리는 시축행사를 하는 데 성공했다.
니콜렐리스 교수 팀은 뇌에서 생기는 미세한 전기장을 특수 헬멧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신호가 미약해 보통은 두뇌에 직접 전극을 심는 방법을 사용한다. 2012년 피츠버그대 의대 연구진은 9년 동안 사지를 움직일 수 없었던 환자의 두개골을 열고 두뇌에 직접 전극을 시술했다. 환자는 이 시술 후 침대머리에 설치된 로봇 팔을 생각만으로 움직여 초콜릿이나 커피 등 음식을 스스로 집어 먹었다.
국내에선 신형철 한림대 교수 팀이 이 방법으로 2009년 ‘말하는 강아지’ 개발에 성공했다. 강아지의 뇌파를 컴퓨터로 분석해 미리 저장해 둔 여러 문장 중 하나를 선택해 들려주는 방식이다. 정상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시냅스소자창의연구실장은 “뇌 신호 해석 기술은 진보했지만, 로봇 팔이나 다리가 느낀 감각을 신경계로 되돌려 보내는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 영화 속 주인공 같은 완전한 사이보그 개발 시점은 아직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기계-세포의 완전 융합도 연구
생명체와 기계를 완벽에 가깝게 결합하려는 시도도 있다. 흔히 ‘생체 융합(bio-hybrid) 기술’이라고 불리며 세포 단위에서 기계와 실제로 융합해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이다. 아직 기초기술 연구 단계라 실용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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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