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휘 기자의 거기 어때요]최근 잇단 재건축에 집값 껑충 웃돈 1억 분양권까지 나왔지만 11·3대책후 매수-매도 관망세로 사업 차질 많아지자 다소 침울
《 “거기 어때요?” 부동산 취재를 시작하고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명절에 모인 친척들까지도 제게 “거긴 좀 어떠냐?” 하고 묻습니다.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거기 어때요?’라는 코너를 통해 현장을 누비면서 그간 밀린 물음에 답을 해볼까 합니다. 》
17일 경기 과천시 부림동 과천주공7-1단지 입구에 걸려 있는 현수막입니다. 과천에서는 이와 같이 재건축과 관련된 크고 작은 현수막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과천은 지난해 재건축 열풍으로 어느 곳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냈지만 최근에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천=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강성휘 기자
17일 찾은 과천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1단지와 6단지, 7-1단지 등이 이주를 시작하면서 점심시간에도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줄어든 거리에는 재건축 상황을 알리거나 재건축 조합에 불만을 표시하는 현수막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더 위축돼 있었습니다. 11·3대책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상태였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아파트 호가가 3000만∼4000만 원 정도 떨어졌는데도 거래가 뜸하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최근에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잇달아 크고 작은 차질을 빚으면서 분위기는 더 가라앉고 있습니다. 6단지 재건축 조합은 7일 상가 조합원이 제기한 관리처분인가 무효 소송에서 졌습니다. 1단지 역시 공사비용 문제로 새 시공사를 찾아 나서면서 재건축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상가를 빼놓고 재건축을 추진해 상가 측의 반발에 부닥쳤던 7-1단지는 이달 28일 총회를 열고 재건축 계획안에 상가를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하지만 재건축 계획안을 변경해야 해서 사업 지연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시장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습니다. 과천7-1단지 인근에 자리 잡은 W공인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잘 하면 보합, 그렇지 않으면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할 정도였습니다. “지난해가 사실상 최고점이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이 같은 전망에는 또 다른 이유들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천은 산으로 둘러싸인 입지 특성상 대규모 개발 호재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 많은 단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다 보니 일반분양 물량이 몰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막 재건축 사업을 시작한 8단지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A공인중개사무소의 관계자는 “8단지가 일반분양될 시점에 지금보다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걱정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과천이 그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과천에서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