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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 피플] 강원FC 최윤겸 감독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는건, 내게도 해볼만한 모험”

입력 | 2017-02-15 05:45:00

강원FC 최윤겸 감독이 13일 부산 기장월드컵빌리지에서 진행된 팀 훈련 도중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 최 감독은 4년 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복귀한 강원을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로 이끈다는 원대한 목표 아래 팀을 지휘하고 있다. 기장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조직력 만드는건 내 몫…첫 3경기가 중요
도민구단 모범사례 돼야하는 사명감 있다


2017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팀은 강원FC다.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에서 뛰다 4년 만에 클래식 무대 복귀 자격을 얻은 강원은 오프시즌 동안 공격적인 선수영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승격팀으로는 용감(?)하게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는 정조국, 이근호 등 스타급 선수들을 잇달아 합류시키며 도민구단으로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진용을 구축했다. 부산 기장월드컵빌리지에서 강화훈련을 진행 중인 최윤겸(55) 감독을 만나 시즌 준비상황을 들어봤다.

-먼저 지난해 승격 과정을 돌이켜본다면.

“시즌 초반 6연승을 달리면서 욕심을 냈다. 후반기에 루이스, 세르징요, 마라냥 등을 영입하면서 힘을 얻었다. 4위를 차지하니 클래식에 오르겠다는 간절함도 생겼다. 챌린지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점차 높아졌고, 경기력도 계속 좋아졌다. 결국 클래식 무대까지 오게 됐다.”

-이근호로 시작해 정조국으로 마무리된 ‘폭풍영입’이 인상적이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조태룡 대표(사장)로부터 미리 (선수 영입에 대한) 언질을 받았고, ‘아시아에서 유명한 감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2년간 강원에 몸담으면서 구단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대표께서 ‘이근호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감독 입장에선 당연히 ‘필요하다’고 답하지 않았겠나. 감독으로서 선수 욕심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처음에 (이)근호가 온다고 했을 때, ‘근호 한 명 정도겠지’ 했는데…. 중간에 대표께 ‘데려올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은 적도 있다. 그런데 모두 현실이 됐다.”

강원FC 최윤겸 감독. 스포츠동아DB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과에 대한 부담도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전북현대나 FC서울의 선수 구성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나도 그런 팀의 중심에 서게 됐으니 기대도 된다. 부담? 감독은 선수가 없어도 부담, 있어도 부담이다. 어차피 부담을 갖는다면, 있어서 하는 부담이 더 좋지 않겠나. 어차피 감독은 성적에 대해 책임지는 자리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도 기회이자, 모험이다.”

-선수들이 대거 바뀌면서 조직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런 염려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단기간에 조직력을 만드는 것도 감독인 내 능력에 달려있다. 좋은 스쿼드의 값어치를 보이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리그를 치르면서 조직력이 갖춰지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승격팀이고 새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시즌 초반 3경기가 다른 어느 팀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개막 후 상주상무, FC서울,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는데,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치르느냐가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인 나도 클래식 무대가 처음이다. (정)조국이나 (이)근호, (황)진성이 등 클래식 경험이 많은 선수들에게 조언도 듣고 있다.”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시즌 운용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나.

“어느 정도 잡혔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끝까지 답을 안 줄 것이다. 아직 경쟁 중이다. 주전, 비주전으로 미리 가르면 안 된다. 공격 쪽에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수비라인이 걱정이다. (백)종환이가 제 컨디션이 아니라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직까지 100% 전력으로 한 번도 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개막에 앞서 실전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샤이니 민호-최윤겸 감독(오른쪽). 사진제공|강원FC


-잠시 아들 민호(21·샤이니 멤버) 얘기를 해보자. 민호 씨 덕분에 적잖은 일본 팬들이 강원FC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나로선 기분 좋은 얘기다. 어렸을 때부터 민호가 워낙 축구를 좋아해 축구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상당하다. 축구로 소통한다고 보면 된다. 내게 든든한 응원도 보내준다. 이번 선수들 영입과정을 보며 기쁘기도 하고 걱정도 됐는지, ‘부담 갖지 마세요. 잘 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힘을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2017년 클래식에서 보여줄 ‘최윤겸 축구’는 어떤 모습인가.

“목표 달성이다. 우리가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면, 조 대표 성향으로 봤을 때 우승한다고 욕심을 내실 것이다(웃음). 우리가 정규리그 3위를 목표로 내세운 것은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다. 더욱이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우리 팀은 모두 보이지 않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도민구단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서본 적이 없으니…. 우리가 모범사례, 성공사례가 돼야 한다. 우리가 기업구단들을 이긴다면, (그 구단들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겠나. 그렇게 되면 또 다른 투자가 일어날 것이고, 축구인들이 그 혜택을 보게 된다. 만약 우리가 무의미한 결과에 그친다면 큰 손실이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시즌을 치를 것이다.”

● 최윤겸 감독

▲생년월일=1962년 4월 21일
▲출신교=홍주고∼인천대
▲프로선수 경력=유공(1986∼1992년)
▲K리그 통산 성적=162경기·5골·1도움
▲대표 경력=국가대표(1987년), 올림픽대표(1988년·서울올림픽 출전)
▲지도자 경력=유공 트레이너(1993∼1995년), 부천SK 코치(1995∼1999년)·수석코치(1999∼2001년)·감독(2001년 8월∼2002 년 9월), 대전 시티즌 감독(2003년∼2007년 6월), 터키 2부리그 카이크루 리제스포르 및 터키 1부리그 트라브존스포르 코치 연수(2008년 6월∼2009년 4월), 베트남 1부리그 호앙 안 야 라이 감독(2011∼2014년), 강원FC 감독(2015년∼현재)

기장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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