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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측 “의회연설 못하면 英국민들 상대로 유료연설”

입력 | 2017-02-13 03:00:00

의회연설 진통… 反이민 찬반 시끌… 英도 ‘트럼프 몸살’
英방문 시기 7월로 미뤄질듯… ‘브렉시트 심장’ 버밍엄 연설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 영국에 첫 국빈 방문을 할 때 수도 런던의 의회 대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심장’ 버밍엄에서 군중 8만5000명을 상대로 유료 연설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1일 보도했다.

연설 장소로는 버밍엄 국립전시센터가 유력하며 미국 풋볼리그의 치어리더가 연설회에서 공연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방문 시기도 기존에 거론됐던 6월 대신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7월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왜 버밍엄일까. 브렉시트 투표 당시 50.4%가 탈퇴 찬성에 표를 던질 정도의 보수 성향을 띠는 이곳이 런던보다는 트럼프에 대한 여론이 상대적으로 좋을 거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복잡한 런던보다 경찰 경호가 한결 수월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왜 런던은 아닐까. 존 버코 영국 하원의장이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반대했지만 그의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 입국 금지 행정명령 서명 이후 훨씬 강하게 반대한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텔레그래프에 “영국 의회에서 연설할 수 없다면 영국 국민에게 가면 된다”라며 “그렇게 되면 곤란해질 사람은 (존 버코) 영국 하원의장 한 명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영국 방문 당시 의회에서 연설했다. 트럼프 측이 의회 연설 대신 대중 연설을 고려하는 것은 영국에서 반(反)트럼프 기류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면 2003년 이라크전쟁을 일으켰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영국 방문 당시의 30만 명보다 더 큰 반대 시위가 일어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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