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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결국 WBC 불참…‘사무라이 재팬’ 축이 빠졌다

입력 | 2017-02-03 16:55:00

오타니 쇼헤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 탈환을 목표로 진격을 다짐하던 ‘사무라이 재팬’이 난관에 봉착했다. 전력의 핵이자 흥행의 중심축으로 여기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가 WBC 28인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일본의 스포츠전문 매체들은 3일 오후 ‘사무라이 재팬’의 전임감독인 고쿠보 히로키(45)의 말을 인용하면서 오타니가 WBC 일본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사실을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일본 스프링캠프를 시찰하고 있는 고쿠보 감독은 이날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니혼햄에서 받은 정보를 조사하고 오타니 본인과 이야기를 한 후에 결정했다”면서 “오타니를 28명 멤버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WBC에 출장하지 못하는 것은 오른쪽 발목 부상 후유증 때문이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약하고 있는 오타니는 지난해 10월 일본시리즈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그러나 11월에 열린 일본 대표팀의 평가전에 참가하는 강행군을 펼치면서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해 부상 부위를 악화시켰다. 비활동기간에 휴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발목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오타니는 결국 최근 투수로 WBC 출전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대신 “타자로 출전하도록 노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고쿠보 감독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니혼햄 관계자는 물론 오타니와 직접 통화를 한 뒤 이날 WBC 일본 대표팀 28인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고쿠보 감독은 “100%에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무리를 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쇼헤이가 없지만 팀의 결속이 강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 투수에 대해 “가급적 빨리 결정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일본은 2006년 제1회 대회와 2009년 제2회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2013년 제3회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에게 패해 4강진출에 만족해야했다. 이번에 우승 탈환을 위해 일찌감치 고쿠보 감독을 ‘사무라이 재팬’ 전임감독으로 선임하고 출항을 준비했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표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르빗슈 유(텍사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우에하라 고지(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최고투수들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모두 불참하기로 했다. 여기에 시속 160㎞를 던지는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 오타니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결속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일본은 선수층이 두꺼워 여전히 마운드의 높이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실력과 흥행의 축으로 삼으려 했던 오타니의 불참은 단순한 전력의 마이너스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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