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안무하고 의상 콘셉트는 뭐예요’ ‘피부 관리나 다이어트는 어떻게 합니까’ 등을 묻다 보면 궁금한 게 금방 똑 떨어졌다. 어색한 인터뷰가 끝날 때쯤 이런 말을 건네며 자리를 마무리하곤 했다. ‘언젠가 자기 곡을 써보는 건 어때요. 그래야 자유나 힘 같은 걸 얻을 수 있잖아요.’
지난해 7월 원더걸스와의 대화는 아이돌 가수와 나눈 것 중 가장 즐거웠다. 그들에게도 마지막 언론 인터뷰가 됐다. 또래처럼 춤추던 그들은 2015년 악기를 연주하며 함께 쓴 노래를 갖고 나왔다. 밴드로 변신한 거다.
다음엔 맥주 캔을 앞에 두고 음악 얘기나 실컷 해보자, 약속하고 헤어졌다. 오늘 헤드폰 속에 ‘I Feel You’가 다시 흐른다. 오랜만이다. 지난달 25일 원더걸스가 해체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