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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최순실과 최경희 前총장 3차례 만나”

입력 | 2017-02-01 03:00:00

“佛 요리학교 분교유치 사업 논의… 처음 만날땐 차은택도 함께 해”
특검 “최경희 전총장 영장 재청구 고려”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재판에서 최 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이 세 차례 만났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학사특혜를 주도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는 최 전 총장은 그동안 최 씨와는 “교수와 학부모 관계 이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왔는데, 이 같은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최 씨와 최 전 총장의 만남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김성현 씨(44·사진)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김 씨는 “2015년 12월과 지난해 1, 2월 최 씨와 함께 총 세 차례 최 전 총장을 만났다”고 증언했다.

 또 김 씨는 “최 씨와 최 전 총장이 이화여대가 프랑스 요리학교 ‘에콜 페랑디’의 분교를 유치하는 사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 최 전 총장을 만나 에콜 페랑디 사업에 대해 협의했으며 이 자리에는 차은택 씨(48)도 함께했다는 것이다.

 법정에서 최 씨와 최 전 총장의 관계에 대한 상세한 증언이 나오자,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최 전 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씨의 재판 증언과 관련해 “지난번 조사 당시에도 두 사람 사이에 여러 차례 전화 통화가 있었던 점이 확인됐고 오늘 (법정에서) 추가적인 내용이 나왔다”며 “최 전 총장 영장 재청구에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 최 씨가 한 발언들이 사실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김 씨에게 “최 씨는 헌재에서 ‘에콜 페랑디 사업을 차 씨를 통해 들어보기만 했다’고 증언했다”며 “최 씨가 사업 진행을 꼼꼼히 챙긴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씨는 “최 씨가 에콜 페랑디 사업의 많은 부분에 관심을 가졌다”며 “프랑스 출장을 갈 때도 최 씨와 이 사업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갔다”고 답했다.

 검찰이 김 씨에게 “최 씨는 헌재에서 당신이 (최 씨가 실소유한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의 주주라는 사실과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으로 일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고 하자, 김 씨는 “(최 씨의 증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 씨는 법정에서 특별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가끔씩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들을 쏘아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지난해 11월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던 중 복도에서 최 씨를 마주친 뒤 검사실로 도망친 적이 있다”며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최 씨가) 알게 될까 봐 무서운 생각에 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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