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메인스폰서 없는 22세 왕정훈, 카타르 마스터스서 유럽투어 3승째 랭킹 39위로 뛰어 메이저 출전 자격
유러피안투어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왕정훈(왼쪽)이 ‘마더 오브 펄’이라는 이름을 지닌 진주조개 모형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러피안투어 모로코 트로페 하산 2세에 대기선수로 출전했다 첫 승을 거둔 왕정훈은 모리셔스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한 뒤 8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거뒀다. jtbc골프 화면 캡처
필리핀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16세 때 프로에 데뷔한 뒤 중국과 아시아 투어에서 뛰었다. 지난해 유러피안투어에서 활동하며 16개 국가를 돌아다닌 그는 아프리카에서 2주 연속 우승한 끝에 신인상까지 차지했다.
골프 스타의 꿈을 향해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는 왕정훈이 중동에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국내와 해외를 통틀어 한국 골프 선수가 전해온 새해 첫 승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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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왕정훈은 1999년 12번째 대회에서 유러피안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한 타이거 우즈 이후 최소 경기인 29개 대회 만에 유러피안 통산 3번째 타이틀을 안았다. 또 투어 사상 세 번째로 어린 나이(21세 144일)에 통산 3승째를 올렸다.
20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이 된 왕정훈은 60위였던 세계 랭킹을 한국 선수 최고인 39위까지 끌어올리게 됐다. 세계 랭킹 50위 이내의 선수는 메이저 대회 출전 자격이 보장된다. 3월 말까지 이 랭킹을 유지하면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 처음으로 나갈 수 있다. 왕정훈은 “어릴 때부터 마스터스에서 뛰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 왔다. 올해 꼭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38만9656유로(약 4억8000만 원)를 받은 그는 유러피안투어 상금 랭킹 2위로 뛰어올랐다.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왕정훈이지만 아직 메인 스폰서가 없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회사 로고가 없는 검은색 모자를 쓰고 출전했다. 그의 캐디는 왕정훈의 이름에서 딴 ‘WANG’이라고 인쇄된 모자를 썼다. 왕정훈은 “후원 기업이 나온다면 마음 편하게 운동에 전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을 통해 왕정훈은 지난해 2승과 신인상이 행운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시상식에서 그는 조개 속에 진주가 있는 독특한 모양의 트로피를 받았다. 장타와 정교함에 강한 승부사 기질까지 갖춘 왕정훈이 껍데기를 깨고 광채를 내뿜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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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왕정훈 카타르 마스터스 우승 관련 기록 ::
―유러피안투어 시즌 상금 랭킹 2위 도약
―세계 랭킹 60위에서 39위로 점프
―대회 최연소 챔피언
―2005년 어니 엘스 이후 처음으로 대회 첫 출전에서 우승
―유러피안투어 사상 세 번째로 빠른 29개 대회 만에 통산 3승 달성(톰 왓슨 8개 대회, 타이거 우즈 12개 대회)
―유러피안투어 사상 세 번째로 어린 나이(21세 144일)로 통산 3승 달성(마테오 마나세로 19세 206일, 세베 바예스테로스 20세 77일)
―유러피안투어 사상 첫 중동 대회에서 우승한 아시아 선수
―한국 선수 유러피안투어 통산 최다승인 양용은 3회와 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