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마음도 이와 마찬가지다. 처음 하늘에서 받은 성품이 어찌 조금이라도 다르겠는가. 보고 느끼는 것도 같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선한 마음과 선하지 않은 마음이 생겨나는 것은 지킬 것과 버릴 것을 잘 살피지 않아서이다. 지킬 것과 버릴 것을 잘 살피지 못하면 내 마음에 부는 바람과 닥치는 가뭄을 어떻게 할 것이며, 내 마음에 생기는 잡초는 어떻게 하겠는가.
뜻을 견고하게 세우는 것은 내가 밭을 깊게 가는 것이요, 외부의 유혹을 물리치는 데 힘쓰는 것은 내가 김을 잘 매는 것이다(立志之堅固, 吾深耕也, 外誘之務去, 吾易누也). 싹을 기르되 그 가운데 해로운 싹을 제거하고, 마음을 기르되 그 가운데 해로운 마음을 제거한다면, 싹을 기르는 기술이 곧 내가 마음을 기르는 방법이 된다(養苗去其害苗, 養心去其害心, 則養苗之術, 卽吾養心之方也).
‘심전(心田)’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밭이 온갖 싹을 내는 것처럼 마음도 선악의 싹을 낸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좋은 마음을 기르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마음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뜻을 단단히 세우고, 조금이라도 나쁜 생각이 싹트지 않도록 유혹으로부터 항상 자신을 단속해야 할 것입니다.
조경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