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김준 총괄사장 주재로 경영진 회의를 열어 올해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 분야 등에 최대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준 총괄사장은 이 회의에서 “2017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단 없는 구조적 혁신을 통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선 자신감 있고 과감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옵션을 발굴하자”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화학사업과 석유개발사업 분야의 국내외 인수합병(M&A) 및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한다. 또 배터리 공장 증설 및 배터리 분리막 사업 확대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투자 방향은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사업구조 혁신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김 사장의 의지가 실린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글로벌 사업이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사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만이 아닌 CEO나 CEO 후보군이 직접 글로벌 현장에 나가야 하며,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직 개편과 대규모 투자 결정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시장 공략과 공격적인 신사업 확장에 필요한 신규 인력 채용도 계속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대졸 공채와 기술직 신입사원 등을 합쳐 모두 1200여 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올해 대졸 공채 신입사원은 100명 이상을 채용하고, 신사업 확대 등을 위해 경력사원 및 기술직 신입사원도 120명 이상을 뽑기로 했다. 이런 채용 규모는 자동화 설비 기반의 대규모 장치산업인 정유·화학 기업들의 기존 채용 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