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3대책 이후 긴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18일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 주요 강남권 단지들이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사실상’ 통과하면서 일부 단지는 저가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5000만 원가량 올랐다. 하지만 11·3대책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 재건축 모처럼 기지개
특히 18일 열린 서울시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서초구와 송파구 재건축아파트들의 정비계획안이 사실상 통과되면서 분위기가 꿈틀되고 있다. 서초구 반포현대, 송파구 잠실 진주와 미성, 크로바아파트 등의 재건축이 통과됐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와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 등은 정비계획 변경안은 보류됐지만 서울시가 다음 달 소위원회에서 경미한 설계 변경 후 통과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반포·잠실 일원 아파트의 정비계획안이 통과되면서 시장에선 벌써 호가가 최고 5000만 원가량 오르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전용 84.62m²는 호가가 종전 24억 원에서 심의 통과 후 24억5000만 원으로 올랐고, 일부 25억 원짜리 매물도 등장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재건축 단지들이 속도전에 나서면서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 굴욕
11·3대책 여파로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도 급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 수는 33만476명으로 전월(44만6154명) 대비 25.9% 감소했다.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등 11·3대책에 포함된 규제의 상당수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 시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