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시상식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1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나란히 섰다. 왼쪽부터 김세나(영화평론) 김홍(단편소설) 김기형(시) 정진희(시조) 김명진(희곡) 위수정(중편소설) 김녕(문학평론) 이인혜(시나리오) 박소정 씨(동화).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글쓰기의 길에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당선자들은 물이 가득 찬 큰 양동이를 안은 듯 기쁨과 포부가 출렁거리는 소감을 밝혔다.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김녕 씨를 비롯해 위수정(중편소설) 김홍(단편소설) 김기형(시) 정진희(시조) 김명진(희곡) 이인혜(시나리오) 박소정(동화) 김세나 씨(영화평론) 등 9명이 상패와 상금을 받았다.
각오도 다졌다. 김세나 씨는 “삶이 방향감각을 잃었을 때 책과 영화에서 길을 찾았다”며 “예민하고 날카로우면서도 폭넓은 시선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홍 씨는 “변화를 위해 김홍이라는 필명을 쓰기로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걸 안다”며 “올바른 선택을 하며 열심히 쓰겠다”고 했다. 이인혜 씨도 “앞으로 좋은 글로 수상에 보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 시조 부문 당선자는 소감도 시적이었다. 김기형 씨는 “무게도 형체도 없이 나의 시간에 나타난 시를 따라서, 징후처럼 감기는 감각을 믿고 계속해서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정진희 씨는 “시인의 가슴을 통과하면 언어는 희망과 사랑, 따뜻한 길이 된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닿는 시를 쓰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사위원인 소설가 은희경 씨는 격려사에서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22년 동안 ‘내 마음에 차는 글을 쓰고 있는가’ 하는 고민에 자주 시달렸다”며 “글 쓰는 일은 언제나 새롭고 그래서 두렵지만 그게 문학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축사에서 “수상자들은 글을 쓸 때 정말 사는 듯한 기분이 들고, 쓰지 않고는 못 사는 분들”이라며 “앞으로 가끔, 글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고통스러울 때 여러분은 동아일보가 찾아낸 보석이라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