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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린 이모와 조카, 법정서 눈도 안맞췄다

입력 | 2017-01-18 03:00:00

최순실 “장시호가 영재센터 오너” 검찰 “중요한 결정은 최순실씨가 해”




고개숙인 이모… 웃는 조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불법 지원 혐의 공판에 출석한 최순실 씨(위쪽 사진)와 장시호 씨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장 씨와 최 씨가 법정에서 대면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17일 처음으로 같은 법정에 선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조카 장시호 씨(38·구속 기소)는 서로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한국동계영재센터 사업 구상을 긴밀하게 협의하며 기업 압박을 공모해 거액을 지원받은 혐의를 받고 있지만 법정에 선 두 사람 사이엔 냉기가 흘렀다. 장 씨는 최 씨를 외면한 채 등을 돌려 앉기도 했다. 재판 내내 최 씨는 굳은 표정이었지만 장 씨는 웃는 얼굴로 검찰 관계자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최 씨는 사업 수완이 뛰어난 장 씨를 신뢰했고, 장 씨는 사실상 최 씨의 지시에 따라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결정적으로 갈라서게 된 배경은 최근 장 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최 씨의 태블릿PC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당시 변호인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게 또 어디서 이런 걸 만들어 와서 나한테 덤터기를 씌우려 하냐. 뒤에서 온갖 짓을 다한다”며 장 씨를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 태블릿PC엔 최 씨 모녀가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은 상세한 과정 등 새로운 범죄 사실을 드러내는 이메일이 담겨 있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재판의 핵심은 최 씨와 장 씨 중 누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는지를 밝히는 것이었다. 바로 그 사람이 삼성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 18억2000만 원을 지원받은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장 씨는 최 씨와 공모했다고 밝혔지만 최 씨는 “영재센터 설립 취지에 공감해 조언하고 도와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또 서류를 증거라고 제시하며 “장 씨가 영재센터의 실질적 오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검찰 측은 “영재센터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은 장 씨가 아니라 최 씨가 했다는 것을 앞으로 증인 신문에서 입증하겠다”고 반박했다. 장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고 최 씨는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이날 최 씨는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지만 장 씨는 어두운 남색 코트의 사복 차림이었다. 장 씨 측 변호인은 “장 씨가 자신이 수의를 입은 모습을 어린 아들이 언론을 통해 볼까 봐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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