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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 꿈꾸던 소년, 꿈의 英로열발레단 간다

입력 | 2017-01-12 03:00:00

19세 전준혁, 한국남자 첫 8월 입단




8월 한국인 남자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영국 로열발레단에 입단하는 전준혁은 “맡고 싶은 배역은 없다. 우선 주어지는 대로 해야 한다. 지금 제게는 모든 것이 공부다”라고 말했다. johan persson 제공

 발레리노 전준혁(19)은 어릴 때부터 꿈이 있었다. 세계 최정상 발레단 중 하나인 영국 로열발레단에 입단하는 것. 그는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그 꿈을 이뤄냈다. 로열발레단은 10일(현지 시간) 그에게 정식 입단 제의를 건넸다.

 8월 정식 입단하는 그는 2003년 입단해 현재 퍼스트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재일교포 4세 발레리나 최유희(33·한국 국적) 이후 두 번째 한국인 로열발레단 단원이 된다. 한국인 발레리노로서는 전준혁이 최초다. 매년 로열발레학교 출신 무용수 30여 명 중 2, 3명만이 로열발레단에 입단한다.

 11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들뜬 목소리였다.

 “아침에 눈을 떠서도 제가 정말 입단 제의를 받았던 건지 믿기지가 않았어요. 정말 기쁜데 입단 제의가 사실인지 의심스럽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현실 같지가 않아요.”

 세 살 때 발레를 시작한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10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한국 프로덕션 초연 당시 뛰어난 재능으로 1대 ‘빌리’로 내정됐다. 하지만 발레와 자신의 꿈에 집중하기 위해 자진 하차했다.

 200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에 입학한 그는 김선희 조주현 김용걸 교수를 사사했다. 2014년 3월 영국 로열발레학교에 동양인 최초로 모든 프로그램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로열 발레단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로열발레학교를 지원했어요. 그만큼 로열발레단은 저에게 간절한 꿈이었죠.”

 부모와 떨어져 어린 나이에 영국으로 건너간 그에게 타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고된 연습과 외로움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갔다. “처음 1년 반 정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으면 우울한 마음에 ‘여기 떨어지면 죽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죠. 그래도 무조건 버텨보자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그는 로열발레학교 학생 신분으로는 드물게 로열발레단의 공연에 참여하며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4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도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수석무용수 서희와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에 이어 한국인으로 세 번째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ABT에서도 입단 제의는 있었어요. 7월 졸업이라 몇 개월 남지 않아 여러 발레단의 입단 시험을 보려 했어요. 다행히 로열발레단 입단이 확정됐으니 연습에만 충실하면 될 것 같아요.”


 스물이 되기 전에 첫 꿈을 이룬 그의 포부는 어른스럽다. “앞으로 차근차근 나아가 수석무용수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사실 수석무용수든 아니든 제 자신에게 게으르지 않는 무용수가 되고 싶어요. 한결같이 게으르지 않고 노력하는 무용수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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