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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적극적 경기부양 예고한 정부, 위기관리부터 철저히 하라

입력 | 2016-12-30 00:00:00


 정부는 어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 경제장관회의에서 ‘2017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하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 6월 내놓은 3.0%보다 0.4%포인트 낮은 2.6%로 하향조정했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제시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전망치대로라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부터 내년까지 3년 연속 2%대 저성장에 그친다.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감안하면 내년 2.6% 성장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소비 투자 수출 일자리의 동반 부진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에 따른 복합적 경제 난국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초부터 적극적 경기부양책을 쓰겠다고 밝혔다.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조기집행, 공공기관 투자, 정책금융 확대 등을 통해 21조 원 규모의 ‘재정 보강’을 시행하고 1분기 재정 집행률을 사상 최대치인 31%까지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재정 보강이 가져올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내년 상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불가피론도 나오지만 나랏빚을 늘리는 ‘추경 중독’은 경계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소추와 경제부총리 혼선으로 예년보다 2주가량 늦게 발표된 내년 정책방향에서 과감한 규제 혁파나 진입장벽 철폐를 통해 경제 회생에 도움을 줄 획기적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기존에 발표된 정책의 재탕도 많았다. 규제 완화와 구조 개혁을 통한 경기 활성화가 어려운 것은 정부 탓만도 아니다. 국회에 제출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노동개혁법안만 통과되더라도 소비와 투자 심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한 발짝도 못 나가는 것이 현실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계획이 그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사실상 무산된 것도 안타깝다. 미국 스위스 중국 일본 등 해외 각국이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곳곳에 산악 케이블카를 설치해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2017년은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지 꼭 20년이 되는 해다. 각종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노동 개혁이나 산업구조 개혁이 표류하고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는 모습도 비슷하다. 여기에 해외발(發) 악재까지 덮치면 ‘제2의 외환위기’ 같은 심각한 국가적 경제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독자적으로 가능한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잠재성장률 제고에 힘쓰면서 무엇보다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외풍(外風)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해외발 위기 발생 시 최후의 방파제인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재개나 연장, 외국인 투자가의 대거 이탈 방지책을 추진하면서 경제외교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