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간판 걸고 2017년 1월 2일 첫 영업 개시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내년 1월 2일 주식시장 개장일에 맞춰 첫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업계 1위로 뛰어오르는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의 장점을 살린 공격적인 투자에, KB금융지주를 등에 업은 KB증권은 계열사와 협업 및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미래에셋대우 ‘공격경영’ vs KB증권 ‘조직안정’
눈길을 끄는 조직은 IB 서비스와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융합한 기업 대상 투자자산관리센터(IWC·Investment Wealth Management Center)다. 퇴직연금 업무를 기반으로 확보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IB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조직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올해 4월 경영전략회의에서 “퇴직연금 시장을 활용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팔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내부에서는 박 회장의 구상이 IWC로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은 ‘시너지’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합병 이후 KB증권은 KB국민은행, KB카드, KB캐피탈 등 KB금융지주 산하 계열사와 협력한 다양한 결합형 상품과 은행과 증권이 결합한 복합점포를 늘리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 직원들의 자산관리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육 등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합병 후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5위로 올라섰다. 규모를 더 늘려 선두권과 몸집 경쟁을 하기보다는 내실을 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보다 KB금융지주와 현대증권의 강점을 유지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 영업환경 악화로 ‘합병 피로감’ 커질 수도
증권사를 둘러싼 영업환경 악화도 변수다. 경기 침체로 IB 업무 수요가 부진하고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 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합병 피로감’이 고개를 들 수 있다. 다수 대표이사 체제가 위기 때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