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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자체 6곳, 3연속 10계단 넘게 상승… 완주 혁신도시 약진

입력 | 2016-12-22 03:00:00

[2016 지역경쟁력지수 평가/2016 우리 시군 경쟁력은]<上>지역경쟁력 어디서 나오나




  ‘농촌 지방자치단체와 혁신도시의 약진.’

 21일 동아일보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의 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전국 159개 시군에 대한 올해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서는 특히 농촌 지자체들의 순위 상승 폭이 컸다. 순위가 10계단 이상 오른 전국 24개 시군 중 경기 김포시, 강원 정선군, 충남 청양군, 전남 영암군, 경북 청송군과 울진군은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올해까지 3번 연속 10계단 이상 순위가 올랐다. 김포시는 도농복합도시이며 나머지 지자체들은 모두 군 지역에 해당한다. 이들 농촌 지역은 대규모 건설 사업이나 지역 행사에 돈을 쓰는 방식이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세심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또한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 경북 경산시, 경기 양주시가 상위 50위권에 올해 새로 진입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 밀집해 있던 공공기관이 이전한 ‘혁신도시’가 자리 잡은 지역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된 혁신도시가 실제 지역 발전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농경연의 설명이다.


○ 비결은 ‘삶의 질’

 

생활서비스 향상… 수원 첫 1위 올해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서 처음 1위를 차지한 경기 수원시는 다양한 문화 정책과 세심한 복지 서비스 정책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주기적으로 열리는 문화 공연의 모습. 수원시 제공

경기 수원시가 올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원동력은 순위 상승 폭이 큰 농촌 지역처럼 지자체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실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앞으로 지자체들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경연에 따르면 수원시는 녹지와 문화 기반시설이 늘면서 ‘삶의 질’ 향상이 크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의료, 노인 여가 복지시설 등이 확충되면서 생활 서비스 수준이 올랐다.

 수원시는 지난해에만 생태공원을 11개 조성하면서 시민 대부분이 6분 이내에 공원이나 숲 등 녹지로 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수립해 시행했다. 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개관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각종 예술 행사와 인문학 강좌 등을 열면서 문화 기반 시설과 행사를 늘려 나갔다. 한국바스프 등 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올해에는 특히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학교사회복지사업 지원 등 5개 사업을 통해 98개교에 32억9200만 원을 지원했고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 지원에도 101억8200만 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초등학교 원어민 보조교사 지원 사업 등이 진행됐고 679개 학교가 혜택을 봤다. 이 밖에 다양한 노인 정책과 의료 정책으로 지역민의 기본적인 삶의 질 유지에 힘썼다.

  ‘생활 서비스’, ‘지역 경제력’, ‘삶의 여유 공간’, ‘주민 활력’ 등 4개의 부문별 지수 중 수원시는 생활서비스지수가 2014년 4위에서 올해 1위로 급상승했다. 나머지 부문은 5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생활서비스지수는 기초 생활 여건, 교육 여건, 보건복지 여건 등의 지표에 대한 세부 평가를 토대로 구성되는 지수로 해당 지수가 높을수록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도 향상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농경연의 설명이다.

 삶의 질 향상은 농촌 지자체들의 약진에도 핵심 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심재헌 농경연 삶의질정책연구센터 조사연구팀장은 “농촌 지자체들은 지역사회와 지역 분위기에 맞는 맞춤형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의 인구를 늘리는 한편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라며 “결국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해 다양한 정책을 펼친 지자체들이 좋은 성적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 경제의 구미, 혁신의 완주

 

일자리 6만 개 창출… 구미 9위→4위 지역 내 투자 유치와 일자리 증대에 힘써온 경북 구미시가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서 2년 만에 5계단을 상승해 종합 순위 4위에 올랐다. 구미시에서 주최한 취업한마당 행사. 구미시 제공

2014년 지역경쟁력지수 9위였던 경북 구미시는 올해 평가에서는 4위에 올랐다. 상위권으로 갈수록 지표들의 점수 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5계단 순위 상승은 놀라운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구미시는 지역 내 공단을 현대화하면서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선 덕분에 지역 내 기업의 수가 늘면서 일자리가 늘었다. 구미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 액수만 15조 원을 돌파했고, 올 한 해에만 국내외 242개 기업으로부터 1조824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졌다. 구미시는 2014년부터 4년간 ‘8만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설정했고, 2년이 지난 12월 현재 이미 6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목표치의 75%를 달성했다. 그 결과 시의 지방소득세 수입도 올라갔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4개 부문 중 특히 지역경제력지수에서 4위를 차지했고, 이 덕분에 종합지수가 올랐다.

 

힐링의 도시로… 완주 53위→23위 2014년부터 농촌진흥청 등 공공기관이 이전한 전북 완주군은 2016 지역경쟁력지수 평가에서 무려 30계단이나 뛰어 23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역 내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완주군이 귀농·귀촌인들도 참여시켜 유통채널을 확보하도록 돕는 모습. 완주군 제공

2014년 53위에서 무려 30계단을 수직 상승하며 올해 23위에 오른 전북 완주군은 무엇보다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효과를 크게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완주군은 공공기관을 유치한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혁신적 정책을 추진하며 종합 순위를 끌어올렸다. 다른 군 지역과 달리 군을 도시처럼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고, 자연 속에서 느리게 사는 삶을 원하는 도시인들이 이주하고 싶은 곳을 만드는 정책을 펼쳤다. 2015년부터 ‘귀농귀촌 행복멘토단’을 운영하는 한편으로 귀농인들이 소규모로 농사를 지을 경우 ‘로컬푸드 직매장’에 직접 납품하거나 거점농민가공센터를 통해 제품을 가공한 뒤 팔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귀농인들이 농사로 소득을 내기 전까지 이전 직업의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파트타임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임금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혁신도시 중 충북 진천, 음성도 순위가 각각 24, 21계단 올랐다.

 송미령 농경연 농업관측본부장은 “2014년을 전후로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면서 ‘혁신도시’를 품은 지역들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라며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 지역경쟁력 평가 연구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송미령 농업관측본부장, 성주인 심재헌 연구위원, 김용욱 부연구위원, 이정해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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