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가 1억 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는 세금 등 필수지출을 빼고 남은 가처분소득의 약 27%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이나 소득에 비해 부채가 더 빠르게 불어나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전국 2만 가구를 조사해 21일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가구의 평균 부채는 6655만 원으로 1년 새 6.4% 늘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13년(7.5%)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하지만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6187만 원으로 같은 기간 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금, 국민연금 등 비(非)소비지출을 빼고 실제로 손에 쥔 처분가능소득은 4022만 원(2015년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2.4%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자산과 소득 증가 속도가 부채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가계가 초저금리와 부동산 호황에 기대 빠르게 빚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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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0대(40~49세)가 가구주인 가구의 DSR는 30.2%로 전년보다 4.8%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연령층에서 유일하게 30%대를 넘어선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40대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대출을 늘린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구주 직업별로 보면 자영업자 가구의 DSR가 35.5%로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작년보다 3.9% 늘어난 9812만 원으로 1억 원에 육박했다. 직장인(상용근로자) 가구(7508만 원)보다 2300만 원이나 많은 수준이다. 또 문 닫은 자영업자와 은퇴가구가 늘면서 무직 등이 포함되는 기타 가구주의 부채가 가장 큰 폭(11.9%)으로 늘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