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 단숨에 빅4로
현대백화점그룹은 8일 패션 전문 계열사인 한섬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 사업 부문을 3261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종 인수 금액은 향후 실사를 통해 조정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사들이는 패션 브랜드는 수입 브랜드 6개와 국내 브랜드 6개 등 모두 12개다. 수입 브랜드는 타미힐피거, DKNY, CK, 클럽모나코, 까날리, 아메리칸이글 등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브랜드는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루즈앤라운지, SJYP, 스티브J&요니P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과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합쳐 올해 매출이 1조3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7500억 원으로 전망되는 한섬 매출이 갑절 가까이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패션업계에서 10위권이던 현대백화점그룹은 단숨에 4위로 뛰어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보다 사업 규모가 큰 이랜드, 삼성물산, LF는 패션 제조 사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현대백화점그룹이 공격적으로 패션 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것은 그룹이 보유한 백화점, 홈쇼핑 등 각종 유통망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 인수 이후 패션 외에도 다양한 제조업 영역에 진출하고 있다. 한섬을 인수한 해인 2012년에 가구업체 리바트를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건설기계장비 업체인 에버다임을 인수했다. 종전에 식자재 유통과 급식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간편 가정식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그룹이 제조업에 진출하면 상품 제조부터 최종 판매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 원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처럼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기반의 유통업체는 온라인몰의 거센 도전을 받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몰의 도전이라는 위기를 유통망을 활용한 제조업 진출로 극복한다는 것이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이샘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