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두산 베어스 페이스북
야외에 머물기엔 차디찬 날씨였다. 햇볕은 들지 않았고, 간간히 부는 매서운 바람마저 옷깃 사이로 스며들었다. 그러나 4000명에 이르는 팬들은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평소 응원하던 선수들과 함께 흥겨운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정작 보고 싶은 스타들 중 일부는 불성실한 태도로 팬 서비스에 응해 원성을 샀다.
문제가 됐던 날은 두산이 2016년 통합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4일 잠실구장에서 개최한 팬페스트(Fanfest)였다. 이날 행사엔 휴일인 일요일을 맞아 3914명의 팬들이 자리했다. 사인회는 물론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팬페스트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성황리에 진행됐다.
그런데 행사가 끝난 직후 온·오프라인 상에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잠실을 찾았던 일부 팬들의 입을 빌리면, 문제는 몇몇 선수들의 자세와 참여도였다. 이날 사인회 도중 한 선수는 무성의하게 팬들의 요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 행사가 시작된 뒤에도 마찬가지. 몇몇 선수들이 외야 그라운드에서 진행된 야외행사 도중 자리를 비워 무대진행에 애를 먹었을 정도로 참여도가 낮았다.
이번 해프닝이 주는 교훈은 명료하다. ‘팬페스트’는 말 그대로 팬을 위한 페스티벌이 되어야한다는 점이다. 두산이 값진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 믿는다.
고봉준 스포츠 2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