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자 관심끄는 선전증시… 제약-전기차 등 신경제 관련 강세 위안화 환율 8년5개월만에 최고치… 세계자본 유입효과 노리는 中 환율 약세로 자금유출 늘 수도
최근 위안화 환율의 연이은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자본 이탈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선강퉁이 외국인 투자자의 발걸음을 중국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중국판 나스닥, 외국인에게 문을 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와 홍콩증권선물거래소(SFC)는 선강퉁을 12월 5일부터 실시한다는 공동성명을 25일 발표했다. 상하이(上海)증권거래소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인 후강퉁(호港通)이 2014년 11월 17일 시행된 지 2년여 만이다.
선전 증시는 국영기업과 전통산업 중심인 상하이 증시에 비해 중국의 신경제 관련 기업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정보통신(IT) 관련 회사가 21.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제약 및 바이오, 청정에너지, 소비재, 미디어 등과 관련된 종목 비중을 합치면 전체의 4분의 3에 이른다. 세계 1위 전기자동차 회사인 중국 비야디(比亞迪·BYD), 중국 1위 영화 배급사 완다(萬達)시네마 등이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선전 증시는 ‘중국판 나스닥’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 위안화 환율 고공행진은 큰 변수
중국 정부는 선강퉁을 통해 자금 유입과 투자 활성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중국은 성장 둔화 우려에 상하이와 선전 증시 모두 침체되고 있다. 이 때문에 IT, 소비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 투자를 개방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선전 증시도 상하이 증시처럼 투기성 단기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 주가 등락이 심한 것이 단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주가 하락률이 상하이 증시는 45.1%인데 반해 선전은 50.2%로 더 높았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경제 지표가 부진하고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개혁 의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선강퉁 활성화에는 악재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평가 논란이 여전하고 변동성이 높아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다”고 지적했다.
중국 위안화 환율 흐름은 선강퉁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주요 변수다. 당초 시장에서는 11월 중순경 선강퉁 시행을 예상했지만 위안화 환율의 연이은 상승으로 2주 정도 시행이 연기됐다.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면 증시에서 자금 유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인해 선강퉁 개장에 따른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