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격당한 레이건 살린 건 ‘빠르고 정확한’ 판단 ● 대통령 건강을 항노화·비만 전문의가 챙기다니…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현 하트웰의원 원장
대통령 경호원인 제임스 브래디가 첫발을 머리에 맞고 쓰러졌다. 이어 날아온 두 번째 총알에 컬럼비아 경찰관인 토마스 델라한티가 뒷목을 다쳤다. 세 번째 총알은 빗나갔고 네 번째 총알은 대통령을 보호하려 막아선 경호원 팀 매카시의 배에 맞았다. 다섯 번째 총알은 대통령 차량의 방탄유리에 맞았고, 마지막 여섯 번째 총알이 레이건 대통령의 가슴에 박혔다.
대통령이 피를 토하자 경호실장 제리 파는 자신이 대통령을 차에 힘껏 밀어 넣을 때 골절된 갈비뼈가 폐를 찌른 것이라 생각했고, 대통령은 입술에서 나온 피라고 생각했다. 경호실장은 백악관으로 향하던 차량을 바로 돌려 조지 워싱턴 대학병원으로 가도록 지시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병원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대통령 경호실에서 주기적으로 점검해 온 병원이었다.
대통령과 함께 병원에 도착한 주치의 다니엘 럿지는 70대 고령의 대통령이 언제든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외부에서 다른 전문가가 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병원 외상팀이 곧바로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고집했다. 30분이 채 안 돼 레이건 대통령은 쇼크 상태에서 벗어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상당한 양의 출혈이 있었지만, 수술시작 직전 레이건 대통령이 의료진에게 "여러분 모두 공화당 당원이길 빕니다"라는 농담을 던졌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다.
가슴에 총을 맞아 폐와 폐혈관에 손상을 입은 레이건 대통령은 자신의 전체 혈액량의 절반을 잃었다. 70대 노인이 많은 양의 혈액을 잃고 쇼크 상태에 빠졌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심각한 상황이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는 살아났고 수술 13일 만에 퇴원해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
과연 대통령을 살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전문가들은 경호실장과 대통령 주치의의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들의 빠른 판단이 위기에 처한 레이건 대통령과 미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그건 아마도 평소 대통령이 그들에게 보여주었던 신뢰, 그리고 국가가 맡긴 책무에 대한 그들 스스로의 자부심과 엄중한 책임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총격사건처럼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미국 대통령은 평상시 백악관 내부의 의료시설을 이용하고, 좀 더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베데스다 해군병원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이 매년 건강검진을 받는 곳도 이 병원이고, 빌 클린턴 대통령이 무릎수술을 받은 곳도 바로 이 병원이다.
박 대통령에게 주사제 처방, 투약과 혈액검사 등을 한 것으로 알려진 차움병원 내부 사진.
‘비선 실세’ 최순실의 농단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현 하트웰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