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지각변동 초읽기
○ 은행권 지주사 ‘빅 5’ 체제로
최근 금융사 간 협업이 은행창구에서 펀드와 보험 상품을 교차 판매하는 단순한 제휴에서 원스톱 자산관리, 핀테크 서비스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금융지주 체계 전환은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업만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체제에 편입되면 자회사인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PE 등이 계열사로 분리돼 재무건전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6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67%로 시중은행 평균(15.48%)에 미치지 못한다.
금융지주사 간 선두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한·농협·KB·하나금융지주가 자산규모 327조∼390조 원(6월 말 기준)으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이 보험, 증권사 등을 인수해 지주사 중심의 금융그룹 진용을 갖추면 ‘금융지주사 빅 5 체제’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는 현재 하이투자증권과 ING생명, KDB생명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 한국투자 등 신규 주주 행보 주목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지분 54%를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본격 영업을 시작하면 우리은행의 경영 노하우를 활용해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생명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은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통해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고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한화생명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미국 개인 간 거래(P2P) 회사 ‘렌딩클럽’ 지분도 매입했다”며 “우리은행을 활용해 온라인 지급결제시장에 진출해 추가 수익원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안방보험은 자회사 동양생명이 우리은행 주주가 되면서 국내 입지를 다지게 됐다.
강유현 yhkang@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