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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브랜드 역량 필요한 지역대학 총장

입력 | 2016-11-14 03:00:00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대구보건대 남성희 총장(61)이 최근 아시아태평양대학협의회(AUAP) 14대 회장에 취임했다. 국내 여성 총장, 전문대 총장으로는 처음이다. 그는 2년 동안 아태지역 30개국 220개 대학으로 구성된 AUAP를 이끈다.

 남 총장은 2002년부터 대구보건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시 대한적십자사 보건복지부 노동부 국제로타리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받은 20여 가지 상은 그의 사회적 활동을 잘 보여준다. 그동안 AUAP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회원 대학의 신뢰를 쌓았다. 그의 활동은 대구보건대가 전국 최고 수준의 보건특성화 대학으로 성장하는 데도 밑거름이 됐다. 

 남 총장의 사례는 대구 경북지역 대학 총장의 ‘역할과 브랜드’를 돌아보게 한다. 대구 경북에는 45개 대학이 있지만 총장으로서 브랜드가 느껴지는 경우는 손꼽을 정도다. 상당수 총장은 이름조차 잘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떨어진다.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전통도 깊은 경북대와 영남대는 모범은커녕 총장의 가치를 떨어뜨려 실망스럽다. 2년 넘게 총장이 공석이던 경북대는 최근 신임 총장이 취임했지만 갈등이 여전하다. 영남대는 임기를 몇 달 남겨둔 상태에서 학내 문제로 총장이 사퇴했다.

 대학의 위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총장 개인의 역할과 브랜드 쌓기는 매우 중요하다. 대학의 위상과 사회적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도 자잘한 교내 행사에 얼굴을 비치는 수준이 많다.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서울권 대학 총장들이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는 데 비해 지역 대학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다. 총장의 브랜드를 찾기 어렵고 존재감도 흐릿하면 지방대는 더 위축될 수 있다. 총장의 개인 경쟁력이 대학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캠퍼스 안 기관장’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사회적 브랜드 파워를 쌓아야 하겠다. “AUAP를 통해 대학이 시대에 맞는 국제적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남 총장의 의욕이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이권효·대구경북취재본부장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