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그렇지만 우리 산업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산업구조 중 제조업 비중은 31%(2013년)로 미국, 일본에 비해 2배가량 높은 편인데, 제조업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가 만만치 않다. 시멘트, 광업, 비철금속 업종은 생산이 곧 온실가스 배출로 직결되는 구조이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 등은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을 감소시킬 수단이 많지 않다. 철강, 석유화학, 정유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효율을 달성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마른 수건을 더 짜야 할 상황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산업계 내에서는 한국 경제 체질을 개선하여 저탄소 시대에 차근차근 대응해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
정부도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하여 다방면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이용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공정 신기술 개발 등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사업에 연간 1조3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또 온실가스 감축이 기업에 규제만이 아닌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전기차 등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발전 분야에서는 저탄소 전원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9년까지 발전량 대비 약 12%를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노후 석탄 발전소를 폐지하고 석탄 발전의 신규 진입은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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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신기후 체제라는 바다를 건너는 배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파도를 순조롭게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