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출신으로 5년전 귀화… 영화 수입배급사 차린 이마붑씨
3일 서울 은평구 ‘M&M인터내셔널’ 사무실에서 자신의 첫 배급 영화 ‘아프리칸 닥터’를 소개하는 이마붑 대표.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낯선 타지에 발을 들인 뒤 차별에 당황하지만 기존 주민과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찾는 이주민의 이야기. 다양성의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유머를 잃지 않는 주인공은 이 영화를 한국에 들여온 수입·배급사 ‘M&M인터내셔널’ 이마붑 대표(39)의 한국 정착기와도 닮아있다.
방글라데시 출신인 이 대표는 이주 노동자로 1999년 한국에 왔다. 방글라데시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그는 박사 학위에 필요한 학비와 아픈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노동을 결심했다. 그가 이주노동자에게 특히 가혹한 한국의 근로 실태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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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존 주민과 교류하는 방안을 예술에서 찾았다. 2004년 이주노동자 방송을 설립해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제작했다. 또 이주민문화예술단체를 만들어 이주민을 보는 시선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영화인들과 교류를 쌓으면서 2009년엔 영화 ‘반두비’에 이주노동자 역인 주연 ‘카림’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5년 전 귀화한 이 대표가 지난해 영화 수입·배급업에 뛰어든 것도 다양성을 담은 문화 콘텐츠를 한국 사회에 알리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다문화 이슈를 시작하는 한국사회에서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라며 “다문화가 막 뿌리내리던 영화 속 프랑스의 한 시골처럼 이주민들도 함께 웃고 사랑하고 대화할 수 있는 이웃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