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면 다 가둬!/앙리 뫼니에 지음/나탈리 슈 그림·배유선 옮김/40쪽·1만2000원/아름다운사람들
이 평화로운 풍경 속에 불쑥 경찰차가 들어섭니다. 뜨개질하는 부인에게 다짜고짜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하네요. 그 부인이 좀 다르게 보이는 건 검은 피부색입니다. 그런데 동네 공원에서 햇살을 즐기며 뜨개질을 하러 나오는 길이라면 누구라도 신분증을 굳이 챙겨 나올 일은 없을 거예요. 신분증이 없다는 말에 경찰은 뜨개질 부인을 경찰차 뒤쪽 철망을 둘러친 자리에 가둡니다.
그런 다음 경찰의 시선은 초록색 고양이, 좀 다르게 생긴 새에게로 옮겨갑니다. 새나 고양이에게 신분증이 있을 리 없는데도 뜨개질 부인과 마찬가지로 가둬 버려요. 다른 나라에서 온 태양까지 가두자 세상은 어둠에 갇혀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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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아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긴 말 없이 가볍고 유쾌한 드로잉과 색채로 쉽고 명료하게 주제를 전달합니다. 초등학생이라면 토론으로 이끌어도 좋겠어요.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