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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불펜포수서 1군 불펜코치로

입력 | 2016-11-02 03:00:00

넥센 코치 된 김동우 전력분석팀장
팀 정규리그 깜짝 3위 숨은 공로자… “지도자로 성공한 모습 보여주고 싶어”




 프로야구 넥센은 지난달 31일 김동우 전력분석팀장(36·사진)을 1군 불펜 코치로 임명했다. 김 코치는 원래 불펜 포수, 배팅볼 투수 출신. 프로 선수가 아니라 경기 진행 보조요원 출신이었던 셈이다. 그가 포수로 공식 경기에 나선 것은 경기고 재학 시절이 마지막이다.

 2000년 옛 현대에서 불펜 포수 생활을 시작한 김 코치는 “어릴 때부터 전력분석팀이 하는 일에 늘 관심이 많았다. 현대 시절 김경남 전력분석팀장께 ‘공부 좀 하게 해달라’고 부탁해 어깨 너머로 기록법 같은 것을 배웠다. 이후 2008년 팀이 넥센으로 바뀐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전력분석팀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전력분석팀장 시절에도 상대 팀에서 오른손 선발 투수를 내보내면 배팅볼을 던지곤 했다.

 김 코치와 동갑내기인 외야수 이택근은 전력분석팀장 시절 그를 가리켜 “꼼꼼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김 코치는 방문 3연전 다음에 안방 3연전이 이어질 때면 거의 예외 없이 사무실에서 밤을 새웠다. 넥센이 올해 다른 팀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공이 적지 않았다.

 김 코치는 “팀이 이기면 피로가 싹 가셨다. 선수들이 (언론 인터뷰 때) 전력분석팀의 공을 말해주는 데서 힘을 얻었다. 고생을 해도 선수들이 우리를 이렇게 생각해주는구나, 그렇게 다시 내일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코치를 맡게 되면서 전력(분석) 일을 놓는 게 아니라 그 일을 연장한 거라고 생각한다. 꼭 (맡은 일을) 잘해서 프로 선수 출신이 아니어도 (지도자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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