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입학’ 계기로 본 최근 예체능 수시경쟁률
○ 경쟁자 없어 쉽게 입학
본보는 유웨이중앙교육과 2014∼2017학년도 서울 주요 대학 수시모집 예체능 특기자 전형의 경쟁률을 분석했다. 평균 경쟁률은 2014학년도 32.4 대 1(37개 전형), 2015학년도 32.5 대 1(44개), 2016학년도 36.2 대 1(26개), 2017학년도 36.4 대 1(49개)로 비슷했다.
체육 특기자 전형은 매년 1개씩을 제외하고 모두 수상 실적을 요구했다. 이에 평균 경쟁률이 다른 전형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2014∼2017학년도에 각각 3.0 대 1, 3.0 대 1, 20.7 대 1, 6.1 대 1이었다. 예능 특기자 전형 평균 경쟁률(41.9 대 1, 41.2 대 1, 44.4 대 1, 44.2 대 1)보다 현저히 낮은 셈이다.
전국 대학의 체육 특기자 전형 경쟁률을 모두 따져 봐도 높지 않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3∼2016학년도 체육 특기자 선발현황’에 따르면 평균 경쟁률은 각각 1.6 대 1, 2.3 대 1, 2.5 대 1, 3.2 대 1이었다. 2017학년도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4년제 주요 대학(33개)의 수시 경쟁률 평균이 17.43 대 1인 것을 감안하면 입학이 쉬운 편이다.
특정 체육 종목은 선수가 많지 않아 지원만 하면 합격하는 사례도 있다. 2014년 국회 교문위 한선교 의원(새누리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4학년도 3년간 62개 대학의 체육 특기자 전형 1529개 종목 중 경쟁률 1 대 1 이하가 67.5%(1032개)였다. 승마나 요트처럼 아무나 할 수 없는 스포츠이거나 육상, 씨름처럼 비선호로 선수가 별로 없는 종목이다.
정 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에 승마로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은 11개 대학에 58명이었다. 계명대 중앙대 삼육대에는 지원자가 1명씩, 성신여대 연세대에는 2명씩이었다. 교육부는 최종 합격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체육 특기자들의 입학 비리는 반복돼 온 문제다. 김대희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각 대학이 전형 전 합격자를 내정하는 스카우트 제도가 비리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평가가 실기와 면접 위주라 주관적이고 △감독의 권력 때문에 비리가 잘 드러나지 않고 △관리가 교육부 대입제도와 인성체육예술교육과로 분리돼 감독이 부실한 점도 지적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체육 특기자 선발의 객관성을 강화하려 2019학년도부터 각 대학이 모집요강에 선발 인원을 종목과 포지션별로 명시하게 했다. 대회 수가 많은 종목의 단체가 대입 관계자에게 각 대회의 참가팀 수와 인원 정보를 제공하게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주요 대회 경기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대입 관계자가 학생의 기량을 확인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정 씨에게 입학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 이화여대 특별감사를 계기로 체육 특기자 선발이 많은 대학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