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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돌아오자마자 ‘변심’한 두테르테

입력 | 2016-10-25 03:00:00

“필리핀 스카버러 조업 재개돼야… 남중국해 판결 언젠가는 거론할 것”
우호적 행보서 선회… 中 당혹
25일 訪日… 日정부 ‘환심사기’ 고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양국의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필리핀 어민의 조업이 재개돼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부정한 국제중재재판소 판결에 대해서도 “중국 지도부와 이견이 있었다. 지금은 판결을 거론하지 않지만 언젠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중 기간에 중국은 위대한 국가라며 우호를 강조하고 미국과는 결별을 선언하던 것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3일 태풍 피해 지역인 카가얀 주 투게가라오에서 한 연설에서 “중국이 자국 어민들에게도 어족 보호 등을 위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를 떠나라고 했다지만 약속을 지킬지 알 수 없다”며 “스카버러에서 조업을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며칠 더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 중국은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던 스카버러 암초를 2012년 강제 점유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4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귀국 후 변검(變검·순간적으로 가면을 바꾸는 전통 공연) 하느냐’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당혹감을 보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중 간에 양다리를 걸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잇단 탈미친중(脫美親中) 발언에 놀라 필리핀으로 급파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이날 필리핀의 외교 당국자들과 만난 뒤 AP통신 등에 “필리핀은 여전히 가깝고 신뢰하는 동반자”라고 밝혔다. 이어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당혹스러웠고 두테르테 정권의 불확실성을 우려했다”며 “필리핀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마약 척결 과정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즉결 처형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혀 두테르테 대통령이 껄끄러워하는 인권 문제도 거론했다.

 지난주 중국 국빈방문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친밀감을 쌓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25일부터 사흘간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대면한다. 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과 반대 입장인 일본 정부는 두테르테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경제협력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