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마지막 TV토론]막말로 끝난 클린턴-트럼프 대결
“그건 (푸틴이)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꼭두각시로 있었으면 하기 때문이다.”(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19일 열린 미국 대선 3차 TV토론 초반 대법관 임명, 낙태, 이민 등 전통적인 미국 대선 쟁점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던 클린턴과 트럼프는 토론 시작 후 30분쯤 지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제로 떠오르자 평정심을 잃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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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두 후보는 토론 전후 모두 악수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9일 2차 TV토론 당시에는 형식적이긴 하지만 서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는 했었다.
클린턴은 트럼프를 자극하며 공세에 나섰다.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내세우면서 트럼프가 걸어온 길과 대조했다. 그는 “내가 상황실에 앉아 오사마 빈라덴 공습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때 트럼프는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클린턴재단과 관련한 질문엔 “남의 돈을 가져다 6피트짜리 트럼프 초상화를 사는 트럼프재단과 우리 재단을 비교할 수 있어 기쁘다”며 트럼프를 조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주로 하던 모욕에 가까운 잽을 날린 건 클린턴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클린턴’을 부각시키며 반격했다. 클린턴이 자신의 성추문을 거론하자 트럼프는 “모두 소설이다. 그런데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은 소설이 아니다. 3만3000개의 e메일을 파괴한 건 범죄다. 그녀는 연방수사국(FBI), 의회, 국민들에게 수백 번 거짓말을 했다”고 받아쳤다. “전직 4성 장군은 FBI에 딱 한 번 거짓말한 죄로 감옥에 가게 될 것 같은데 (수백 번이나 거짓말한) 클린턴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고도 비난했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제임스 카트라이트 전 미 합참 부의장(예비역 대장)이 언론에 군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FBI 조사를 받다가 기밀 유출 혐의가 아닌 ‘조사 중 거짓 진술 혐의’로 최근 기소된 것과 FBI의 법망을 빠져나간 클린턴의 사례를 비교해 공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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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재 record@donga.com·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