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원전 운영기술 첫 수출
아랍에미리트 바라카에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건설 중인 원전 1, 2호기 모습. 내년 5월 1호기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총 4기가 완공된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 UAE 원전 60년간 운영
한전 컨소시엄은 2009년 12월 27일 프랑스(아레바) 및 미국·일본(GE·히타치 컨소시엄)을 제치고 UAE가 발주한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하면서 사상 첫 원전 수출에 성공했다. 이 사업은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km가량 떨어진 바라카에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2010년 1월 착공했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개 호기씩 준공한다. 현재 공사 진행률은 68%로 3호기의 원자로 설치까지 마친 상태다.
○ 고용 창출 효과도 커
계약에 따라 한전과 에미리트원자력공사는 합작법인 ‘나와(NAWAH)’를 설립해 공동으로 원전을 운영한다. 한전은 9억 달러를 출자해 전체 지분의 18%를 확보할 계획이다. 나와는 60년간 원전을 운영하며 전력을 공급하고 전기요금을 받아 수익을 올린다. 바라카 원전은 총 5600MW급으로 18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한전이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매출은 모두 55조 원으로 2009년에 수주했던 UAE 원전 건설비(21조 원·약 186억 달러)의 배가 넘는다.
정부와 한전은 원전 운영권 확보로 국내 관련 인력 1000여 명을 UAE에 파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 자회사인 한전KPS는 UAE 원전 정비 인력을 10년간 파견하는 계약을 추가로 맺을 예정이다. 원전 운영 지원을 맡을 한수원 임직원의 경우 주거비 지원 등을 포함해 1인당 연봉이 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을 위해 UAE를 찾은 조환익 한전 사장은 “한국의 우수한 인력이 원전 건설뿐 아니라 운영에도 참여하게 돼 양국 간 확고한 장기 파트너십이 구축됐다”며 “앞으로 한전의 해외 원전시장 진출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식 참석과 UAE 정부 관계자 면담을 위해 현지를 방문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셰이크 만수르 부총리, 칼둔 무바라크 아부다비행정청 장관 등과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정부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주 장관은 “원전 건설과 운영·정비 등 연관 서비스의 동반 수출은 우리 기술을 알리고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