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中 두테르테 ‘脫美親中’ 가속… “中-러와 연합훈련… 美와는 중단” 중국무기 구매할 의사도 밝혀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중 시작 하루 전인 17일 방송된 홍콩 펑황(鳳凰)TV 인터뷰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미국과는 (연합 훈련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큰 규모는 아니지만 중국 무기를 구매할 의사도 있다”며 “필리핀군은 대테러 목적의 소형 공격정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인들에게는 필리핀 병사들과 놀 시간을 충분히 줬다. 우리 병사들이 굴욕을 당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해 미국과의 연합 군사훈련 중단 사실을 재확인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같은 날 보도된 중국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는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대립이 아닌 협상을 원한다”며 “남중국해 분쟁 때문에 (중국과 필리핀이) 전쟁으로 가는 것은 이성적인 것이 아니다. 대화가 더 낫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리커창(李克强) 총리,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과도 회동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에 200여 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문해 ‘새로운 경제 동맹’을 위한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올 6월 30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뒤 미국과 필리핀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