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달구는 ‘아재 판독기’ 게임
‘아재판독기 가동.’
최근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아재’와 ‘요즘 세대’를 구별하는 ‘아재판독기’ 놀이가 유행이다. ‘아재’가 새로운 아저씨 상을 뜻하는 ‘핫 키워드’가 되면서 ‘아재’를 둘러싼 놀이까지 생기고 있는 것.
광고 로드중
‘머리부터 발끝까지’라는 가사를 듣고 떠오르는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아재는 2005년 나온 가수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흥얼거린다. 아재보다 조금 젊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은 걸그룹 포미닛의 ‘핫이슈’ 노래를, 요즘 사람은 음료수 ‘오로나민C’의 광고 음악을 떠올린다. 한상구 씨(37)는 “같은 단어와 노래라도 세대에 따라 떠올리는 이미지가 달라 놀랐다”고 말했다.
표준어였지만 최근에 바뀐 단어도 ‘아재판독기’의 단골 소재다. 30대 이상이 교과서에서 배웠던 ‘아밀라아제’ ‘요오드’는 2005년 독일식 표기가 미국식으로 바뀌면서 ‘아밀레이스’ ‘아이오딘’으로 바뀌었다. ‘부탄’ ‘프로판’ ‘게르마늄’도 ‘뷰테인’ ‘프로페인’ ‘저마늄’으로 바뀌었다.
단어 외에도 만화, 영화, 배우 등 각종 이미지를 제시해 아재를 판독하기도 한다. 30대 이상이 즐겨봤을 ‘이상한 나라의 폴’ ‘요술공주 밍키’ ‘피구왕 통키’ 등의 만화영화 이미지를 제시해 아는지 묻는 식이다.
요즘 세대들이 아재와 구별하기 위해 장난스럽게 시작했지만 30대 이상은 이런 놀이를 통해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40대인 최규형 씨는 “처음에는 ‘아재판독기’ 놀이가 낯설었는데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요즘에는 친구들끼리 이런 놀이를 즐긴다”고 말했다. 요즘 세대들도 부모 세대 등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박희선 씨(21)는 “이런 놀이가 아니었다면 전혀 몰랐을 부모 세대의 문화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