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시름 커지는 한국경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2년 만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재가입’을 공식적으로 거론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이미 장기전으로 접어들 태세이며 철도 파업도 타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추투(秋鬪)에 접어든 노동계 파업이 지난해 12월까지 파업을 벌였던 현대차의 전철을 밟아 자칫 연말까지 이어지면 국내 산업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노사 갈등이 구조조정 발목 잡을 우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8일 내부 소식지 ‘민주항해’를 통해 “현재 벌어지는 구조조정은 노조 조직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라며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가입을 실무적인 차원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04년 금속노조에서 탈퇴한 후 기업별 노조 형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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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발하면서 7∼9월 총 5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파업 참여율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지난달 28일 부분파업엔 조합원 1만6000여 명 중 1000여 명(노조 추산 2500명)만 파업에 동참했다.
구조조정 압박을 이겨내기 위한 내부 결집 필요성이 커지자 노조 집행부가 ‘금속노조 재가입’을 히든카드로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강성 모드를 이어갈 경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 자동차업계 파업 연말까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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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는 8월 말 노조 집행부가 회사와 합의한 임금협상안을 부결시켰다. 노조는 12년 만에 전면파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올 들어 파업에 따른 현대차의 생산 차질 규모는 13만 대가 넘는다. 매출 차질액은 3조 원에 육박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일 “현대차 파업이 어렵게 활력을 찾아가던 수출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파업으로 애꿎은 협력중소기업들도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지난해처럼 12월이 돼서야 협상을 타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두 차례나 부결된 르노삼성차는 다음 달 노조위원장 선거라는 새로운 변수가 남아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차 노조는 ‘노사 대타협’을 이루면서 “일하면서 협상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르노삼성은 이 때문에 올해 협상에 난항을 겪는 와중에도 파업으로부터는 자유로웠다. 하지만 다음 달 새 집행부가 들어서 노선을 바꿀 경우 당장 올해 임·단협 타결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철도 파업도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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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서 clue@donga.com·정민지 /세종=신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