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기업가센터장·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글로벌 시장의 둔화, 저출산, 고령화, 내수침체 등으로 최근 국내 경제가 심상치 않다. 국민의 80% 이상이 최근 경제 상황을 ‘일시적인 경기침체’가 아니라 ‘구조적인 장기 불황’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설상가상으로 청년실업률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런 난국을 타개할 방책으로 우리 민족의 DNA라 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의 회복’을 제안한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혁신적이고 진취적 정신이다. 다르게 말하면 야성(野性)과 도전, 실용이 기업가정신의 핵심 DNA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가정신 실천자로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던 고 이병철 회장과 고 정주영 회장을 들 수 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실천하는 경영자’를 통해 이 두 기업가를 배출한 ‘한국’을 기업가정신의 최고 실천국으로 손꼽았다. 그러나 요즘 피터 드러커가 극찬했던 기업가정신의 나라, 한국의 모습은 과연 어떤가. 수치만 보아도 경제는 몇 년째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으며, 심지어 세계 경제의 평균성장률조차 하회하고 있다. 더 심각한 점은 우리나라가 ‘미래’와 ‘세계’에 집중하지 않고 자꾸만 ‘과거’와 ‘폐쇄’로 향하고 있어 우리의 자랑거리인 ‘기업가정신’이 국민들의 가슴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용인할 줄 아는 사회, 즉 창업문화가 필요하다. 최근 많은 청년들이 창업실패로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혀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반해 이르판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실패하는 다수의 스타트 업(start-up)들은 창업생태계를 비옥하게 하는 비료와 같은 존재”라고 말하였다. 이는 최선을 다했지만 부득이하게 겪게 되는 실패를 용인하고 오히려 의미있는 성장과정으로 봐주는 창업문화의 조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