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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황교안 총리, 국회서 ‘기름장어’ 설전

입력 | 2016-09-23 03:00:00

대정부질문 미르-K스포츠재단 공방
송영길 “공부 안해오고 기름장어 같아” vs 황교안 “사실 기초해야… 기업 돈 안뜯어”
교문위, 안종범 국감출석 싸고 파행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22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송 의원이 이날 야당의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서 “대한항공 그룹에서 10억 원을 미르재단에 기부한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황 총리는 “기부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왜 국회에 나오면서 그렇게 공부를 안 하고 오느냐”고 따졌다. 황 총리는 “지금 국회가 3일째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확인하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송 의원은 황 총리를 향해 “내시와 환관이 왕의 귀를 막을 때 민심을 전할 수 있는 영의정이 돼야지 똑같이 비서실처럼 발언해야 되겠느냐”며 “살살 기름장어처럼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황 총리는 “기름장어가 아니다. 왜 그렇게 평가를 하시느냐”며 “사실을 기초로 해 말씀을 하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응수했다. 황 총리는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보고를 받았다. 정부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송 의원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 결정을 강석훈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하자 “독대가 안 됩니까. ‘문고리’한테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모금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파행했다. 더민주당 도종환 간사는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말로는 (미르재단 관련 증인까지) 상의하자고 하지만 (합의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안 수석의 증인 채택에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국회 출석 발언권이 없다”며 “헌법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찬욱 song@donga.com·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