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증세를 보이던 20대 남성이 가정집에 침입해 일면식도 없는 7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1주일 전부터 ‘묻지마 살인’을 계획한 뒤 무작위로 가정집 34곳을 범행대상으로 물색했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20일 가정집에 침입해 A 씨(72·여)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혐의(살인미수)로 박모 씨(29)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 씨는 15일 오후 1시 40분 전남 목포시 상동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화장실에 있던 A 씨에게 흉기를 4차례 휘둘러 오른발에 상처를 입힌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무직인 박 씨는 범행 1주일 전 ‘가족들에게 취업을 했다는 거짓말이 들통 날 처지에 놓이고 돈도 없다’는 등의 신세한탄을 하다 목숨을 끊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혼자 죽으면 억울하다며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기로 했다. 그는 집에 있던 흉기 2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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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인근에 살고 있던 박 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19일 경찰이 박 씨를 검거할 당시 그는 인터넷 게임을 하고 있었다. 5년 동안 무직이었던 박 씨는 하루 10시간씩 게임을 했다. 그가 몰두한 게임은 좀비를 죽이는 내용이다. 박 씨는 경찰에서 “혼자 죽기 억울해 범행을 저질렀고 게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 씨가 게임중독에 따른 이상 증세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범행동기를 확인하기로 했다.
목포=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