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음악영재 캠프&콩쿠르
제4회 예술의전당 음악영재 캠프&콩쿠르에서 교수진으로 참가한 첼리스트 정명화,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마르티네스 메너, 바이올리니스트 하라다 고이치로(위부터).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세계적 음악 대가들의 입에서 뭔지 모를 의성어가 나왔다. 멜로디가 실린 의성어였지만 알아듣기 쉽지는 않았다. 의성어가 나오자 학생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리고 그 의성어를 정확하게 악기로 선율과 음색을 표현해 냈다. 대가들은 그때서야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제4회 예술의전당 음악영재 캠프&콩쿠르’가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아카데미와 리허설룸에서 열렸다. 2009년부터 금호예술기금의 후원으로 2년마다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라이브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8명의 음악영재가 참여했다. 이 행사를 통해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 김봄소리 등 음악 유망주들이 배출됐다.
1일 찾아간 캠프 현장은 대가들에게 ‘한 수’를 배우기 위한 학생들로 북적였다. 학생들은 엿새 동안 하루 50분씩 세계 유명 교수들에게 집중적으로 일대일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얀 포글러는 7m²의 작은 방에서 학생의 연주를 들은 뒤 자신이 직접 첼로를 연주하면서 조언을 건넸다. 포글러는 “지금도 좋지만 국제적으로 더 큰 무대를 생각했을 때 몇 가지 좋아졌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가볍고 예쁘게 연주하기보다 조금 그로테스크함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은 학생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짧게. 비브라토를 해야지”, “서둘지 말고 천천히”, “핑거 옥타브에 조금 더 신경써 주세요” 등 날카로운 지적과 조언을 건넸다.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마르티네스 메너도 학생들의 반주를 직접 하면서 50분 내내 말보다 피아노로 시범을 보이며 가르쳤다.
2년 전에 이어 행사에 두 번째로 참가한 바이올린의 정주은(한예종 1년)은 “음악을 배우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다 여기에 오고 싶어 한다. 세계적인 선생님들에게 무료로 배울 수 있는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